ZOO:M

에스까페아르 첫 번째 개인전 <ZOO:M> 현수막 이미지

전시서문

[안내의 글]
‘Zoo:m’에 오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이곳은 에스까페아르 자신의 이야기부터 매체에서 보도되던 사건들까지 다양한 이들의 이야기를 작가의 시선으로 보이는 공간입니다. 이곳은 흔히 접할 수 있는 기존의 동물원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본 공간 안에 살아있는 동물이라곤 이 글을 읽어 내려가는 관객 여러분이 전부인 까닭입니다. 따라서 이 동물원의 그림들을 철망 가까이 다가가(ZOOM-IN) 보기도 하고 한 발 멀리(ZOOM-OUT) 떨어져 감상해보기도 하면서 동시대를 살아가며 무심코 지나왔던 광경들과 마주해보는 짜릿한 경험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감상 시 관객 여러분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는 기분이 들면 오랫동안 머물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만, 철망을 손으로 잡거나 철망 속으로 손가락을 넣으면 그림에 물릴 위험이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 주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설치과정

첫 전시기획은 놀이공원 속 동물원의 분위기를 구현해보는 것이었다.
사람을 가두려면 철창이 반드시 필요했는데, 실제 갤러리 안에 사람을 가둘 정도의 대형 철창을 들여오는 건 금전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함을 금세 깨닫게 되었다. 결국은 사람이 아닌 그림을 가두는 방식을 선택하였고, 철망을 구입하기 위해 을지로 방산시장으로 향했다. 서울이 고향도 아니고 을지로에 처음 가다보니 을지로 사장님들의 분위기에 적응할 시간이 좀 필요했다. 여러 철망 가게에 나의 기획 의도를 물어 물어 적합한 철망을 찾을 수 있었다. 철망 선택에 있어 중요한 점은 두 가지였는데 첫째는 그림 앞에 걸 수 있을 만큼 너무 무겁지 않아야 한다는 점, 둘째는 망의 구멍이 그림 감상을 방해하지는 않을 정도의 사이즈여야 한다는 점이었다.
전시 설치에 있어 가장 난도가 높았던 철망을 매달 레일 설치 작업.
전시장 기존 레일이 아닌 별도의 레일을 같은 간격으로 달아야 하는 게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 첫 전시라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에 봉착해서 어쩌지 못하고 낑낑 거리고 있었는데, 전시 배송을 담당해주셨던 기사님이 안쓰러웠는지 설치를 도와주셔서 하루만에 겨우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역시 경험만큼 좋은 건 없다는 걸 전시 설치를 하면서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림을 건 후 철망을 벽에서 적정 간격 떨어뜨려 고정 시키는 작업.
감상에 있어 어느 정도 떨어뜨려야 감상에 방해가 되지 않으면서 갇힌 느낌을 줄 수 있는 지가 관건이었다. 철망이 천장에 매달려 있기 때문에 흔들거리거나 마구 휘어질 경우, 작품은 물론 관객도 위험할 수 있어 이를 해결하는 것도 큰 숙제였다. 마침 나의 기획을 듣고 역시나 을지로의 한 사장님이 ‘다보’라는 적당한 장치를 알려주셔서 실제 설치하기 전 집에서 수 차례 시뮬레이션 후 성공적으로 디스플레이 할 수 있었다.

전시전경

첫 개인전 전시 현수막이 부착된 갤러리 입구의 모습
인사동서 민화 배우다 처음으로 내 맘대로 배접하고 그려본 생애 첫 창작 작업
그림을 활용하여 제작한 작은 무지 노트 3종. 지금은 아카이빙용만 남아 있다.
전시 리플렛 대신 동물원 티켓을 발행하여 방명록 대용으로 활용하였다.

작품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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